<나는 엄마다>, 엄마가 아니라도 추천합니다
2024/03/29
남의 집 아이들이 자라는 이야기를 6년에 걸쳐 지켜보았다. 아니,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는 존재가 아니니 정확히 말하면 두 아이를 키우는 한 여성의 생활을 오랫동안 들여다본 셈이다. 2020년 완결된 <나는 엄마다>는 연년생 형제의 엄마인 순두부 작가의 일상툰이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참여하는 ‘도전 리그’에서 2년간 연재되다 2015년부터 정식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의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선언한다.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그 전쟁에 뛰어들고 싶지 않아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지만, 나는 이 ‘지극히 평범한 보통 엄마의 육아 넋두리’를 꼬박꼬박 챙겨 들었다.
둘째가 6개월 되었을 때 작가가 우울함을 떨치려 그렸던 짧은 만화에서 시작된 <나는 엄마다>의 초반은 육아의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한쪽 팔에 아이를 안고 다른 손에는 가방을 들어야 해서 발로만 벗을 수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거나, 엄마가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우는 아이들 때문에 화장실 문도 닫을 수 없는 등 일상적 고난이 시니컬한 위트와 함께 펼쳐진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달래고 놀아주며 사랑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