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놀이

자연사랑 ·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어요.
2023/08/22
어렸을 때 난 동네 친구인 제제와 자주 놀고는 했다. 제제 집은 우리 집에서 50m 정도 아래로 걷다가 난 조그만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면 싸리나무로 엮은 울타리가 있는 집이었다. 제제집 맞은 편에는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이어져 있었다. 

 그 당시 싸리나무는 여러 모로 쓸모가 있는 나무였다. 긴 나뭇가지를 모아 빗자루를 만들기도 하고 집 앞에서 둥그렇게 울타리를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나무는 땔감으로도 좋은 재료였는데 불을 피우면 매캐한 냄새 대신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하여 사람들은 싸리나무를 좋아했다. 

 제철이 집에 들어서면 꽤 큰 마당이 있었는데 우리는 거기서 오후 내내 구슬치기를 하곤 했다. 우선 마당에 야구 베이스처럼 작은 구멍을 만들고 가위바보로 순서를 정하여 야구처럼 조그만 구멍에 구슬을 넣고 한 바퀴 돌아 원래 위치에 오면 상대편의 구슬 하나를 얻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묘미는 구멍에 구슬을 정조준해서 잘 넣어야 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잘못해서 구멍에 넣지 못하면 다음 번에 하는 사람이 상대편 구슬을 멀리 보내버리는 것이었다. 2명에서 3-4명까지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며 여러 명이 하면 한 번에 구슬을 3개 정도 더 얻을 수 있었다. 한 번 시작하면 2시간 정도도 하는 것이 예사였고 봄이나 가을 오후 한가할 때 모여서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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