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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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창의적인 사람은 왜 단순하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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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에디터 노트
스티브 잡스가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이유, 한국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늘 같은 곳에서 식사하며 단순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이유, 궁금하시죠. 생존에 필요한 여러 일을 효율적으로 습관화시켜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고, 인지 자원을 더 중요한 일에 쓰기 위해서인데요. 이게 뇌과학을 통해서도 설명됩니다. 그리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창의적이 되려면 뇌의 습관회로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역설적 사실, 뇌인지과학자 김형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설명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과를 좋아하는 똘이는 ‘어떻게’ 배를 골랐을까?

똘이는 사과를 너무 좋아했지만, 오늘 마트에 진열된 사과는 기운 없이 축 늘어진 깻잎 같았다. 대신 옆에 있는 배는 단단한 황금빛으로 영롱하게 놓여 있었다. 똘이는 오늘 사과가 아닌 배를 먹기로 마음을 바꿨다. 대체 똘이는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어떻게 사과를 보았고, 어떻게 좋아하는 사과 대신 배를 선택하기로 한 것일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물체들이 존재하며, 모든 물체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이 물체의 의미 변화를 계속 파악하면서 행동하거나, 부지불식간에 행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물체들은 우리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 뇌는 물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인지 유연성: 계속 확인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라

혹자는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때문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모든 생명체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 중 인간을 포함한 몇몇 영장류는 특히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그림 1).
[그림 1] 모든 생명체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 중 인간을 포함한 몇몇 영장류는 특히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신인철

하나의 간단한 실험으로 각 동물이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물체가치 반전 실험(object value reversal task)’이다 (그림 2). 이 실험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물체가 피험자에게 주어지며, 이 가운데 하나의 물체를 선택하면 주스나 돈과 같은 좋은 보상이 주어진다. 반면 다른 물체를 선택하면 쓴 물이나 돈을 뺏는 것과 같은 벌이 주어진다. 이 실험에서 흥미로운 점은 약 25번 정도 물체가치를 경험하게 한 뒤에 예고나 어떤 신호도 없이 물체의 가치를 반전시켜버린다는 것이다[1].
[그림 2] 물체가치 반전 실험. 인간 피험자나 구대륙 원숭이 이상의 영장류는 물체가치가 반전된 후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 바로 물체가 반전됐다는 것을 깨닫고, 선택을 빠르게 바꾼다. 김형.


물체가치 반전이 일어난 경우, 우리는 원래 돈이 나오던 물체가 이제는 돈을 차감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오히려 기존에 돈을 차감하던 물체에서 돈이 나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 피험자나 구대륙 원숭이 이상의 영장류는 물체가치가 반전된 후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 바로 물체가 반전됐다는 것을 깨닫고, 선택을 빠르게 바꿔서 나쁜 물체가 아닌 새로운 좋은 물체를 선택해서 이득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신대륙 원숭이와 설치류의 경우는 물체가치가 반전된 후 새로운 좋은 물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 최소 10번에서 많게는 30번 이상 기존에는 좋았지만, 이제는 나쁜 물체가 된 물체를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겨우 자신의 선택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2] (그림 1). 
 
이렇게 변화를 감지하고 뇌의 정보를 업데이트해서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는 능력을 인지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라고 부른다[4].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 유연성은 인간과 일부 영장류에서 더 발달돼 있으며,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더 빠르게 지구에 적응해 살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얻는 것과 잃는 것: 인지 유연성과 에너지 효율                                                 

하지만, 모든 시스템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인지 유연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대략적으로 생각해보면 무엇을 잃을지 알 수 있다. 항상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려면 우리 뇌는 어떤 상태를 유지해야 할까. 세상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영장류 뇌에서 발견되는 이런 신호는 ‘보상예측오류(reward prediction error, RPE)’라고 불리며, 컴퓨터의 인공지능 학습에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4]. 하지만, 계속 세상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는 일, 특히 어떤 작은 변화 하나라도 잡아내려고 보고 있는 일은 우리에게 매우 피곤한 일이다. 다시 말하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물체가치 반전 실험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연구는 물체가치 반전 실험에서 뇌의 넓은 영역이 한꺼번에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5]. 특히 대뇌의 전전두엽과, 이와 연결돼 있는 기저핵의 넓은 영역이 물체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그 변화를 인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더 많은 신경세포를 사용해야만 한다. 결국, 인지 유연성을 통해 인간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됐지만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단점도 지니게 됐다.
 
 

적은 수의 신경세포를 이용한 고효율 행동: 습관

우리가 항상 환경의 모든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만약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직장에 1년 넘게 출근하고 있다면, 나는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 동일한 시간에 아침을 먹고 작업복을 입고 걸어가 지하철 5-1번 칸에 서서 기다릴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린 뒤에는 다시 걸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사무실 문을 열고 의자에 앉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나열한 다양한 행동 중 몇 개나 의식하면서 행동했을까? 독자들도 학교나 직장으로 가는 경로를 생각해보고, 하나하나 모든 행동을 세세하게 의식하면서 행동했는지 되짚어보자. 정말 다양한 행동을 연속적으로 수행했지만,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자동적으로 수행되는 행동을 우리는 습관행동이라고 부른다. 습관행동의 묘미는 우리가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몸이 자동적으로 행동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식히고, 심지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게 해준다. 이를 뇌 신경세포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습관행동을 할 때는 적은 수의 신경세포만으로 행동이 가능하고 에너지를 크게 사용하지 않으며, 따라서 습관행동에 사용되지 않는 여분의 뉴런은 다른 생각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그림 3). 
[그림 3] 높은 효율로 외부 정보를 처리해서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는 적은 수의 뉴런을 이용해 자동적으로 정보를 병렬 처리할 수 있는 습관회로 시스템을 갖게 됐다. 신인철


우리 뇌는 두개골 안에 갇혀 있는 제한된 수의 신경세포를 이용해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처리해야만 하며, 이를 위해 오랜 기간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높은 효율로 외부 정보를 처리해서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는 적은 수의 뉴런을 이용해 자동적으로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습관회로 시스템을 따로 갖추게 됐다. 
 
실제로 습관행동과 인지적 유연행동을 제어하는 신경세포가 각각 따로 존재하며, 습관행동을 제어하는 신경세포의 수가 인지적 유연행동을 제어하는 신경세포의 수보다 적다는 사실이 영장류 동물모델 연구로 밝혀졌다. 게다가 습관행동과 유연행동을 제어하는 뇌 회로는 서로 분리돼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습관행동을 하면서도 다른 행동을 계획할 수 있는 영장류 뇌 회로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6].
 
 

프로이트의 뒤통수 –나도 모르는 나의 자동 선택 행동

습관행동을 제어하는 뇌 회로는 영장류의 뒤통수 쪽에 모여 있다는 사실이 영장류 동물모델과 인간 실험참여자 연구를 통해서 알려졌다. 이 실험에서는 먼저 여러 시각물체(프랙탈을 이용하면 서로 다른 수천 개의 시각물체를 생성할 수 있다)에 돈 혹은 주스와 연관지어 각 물체의 가치를 부여한다(연합학습). 예를 들어, 물체 1번을 선택했을 때 인간 참여자에게는 100원을 주고 영장류 동물에게는 주스를 준다. 반대로 물체 2번을 선택했을 때 인간 참여자는 100원을 뺏기고 영장류 동물은 주스를 받지 못한다. 이 연합학습을 4일 이상 반복하면, 영장류는 각 물체에 대한 가치 장기기억을 지니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자동적으로 좋은 물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자동적인 행동이 무의식적인 것일까. 무의식적이라면 뇌의 어느 영역에서 무의식을 처리하고 있을까. 자동적 행동과 무의식적 행동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최근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됐다[7]. 연구에서는 인간 참여자에게 여러 시각물체의 가치를 5일 이상 학습시키고, 며칠 뒤 학습했던 그 물체를 아무 의미 없이 보여주기만 했다. 학습된 물체가 반짝거리는 동안 인간 참여자에게는 화면 중심의 십자가 빨간색으로 변하면 버튼을 누르게 했다. 제대로 누르면 100원을 받았다 (그림 4).
 
인간 참여자는 십자 뒤에 나오는 학습된 프랙탈 시각물체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십자의 색상 변화에만 집중했다. 돈이 나오는 십자의 색상에 온 정신이 쏠려 있는 동안에 우리 뇌는 단순히 그 색상 정보만 처리했을까. 매우 흥미롭게도 우리 뇌는 지금 돈을 버는 데 아무 쓸모도 없는, 기존에 학습된 프랙탈의 가치 정보를 계속 떠올리고 있었다 (그림 4). 이 무의식적 물체가치 인출은 우리 머리의 뒤통수 쪽에 있는 뇌 회로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소위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우리 뒤통수 뇌 회로에서 처리되고 있었다.
[그림 4] 돈이 나오는 십자의 색상에 온 정신이 쏠려 있는 동안에도, 우리 뇌는 지금 돈을 버는 데 아무 쓸모가 없는 기존에 학습된 프랙탈의 가치 정보를 계속적으로 떠올리고 있다. 김형


이 프로이트의 뒤통수 회로의 기능으로, 마트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이미 눈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나의 프로이트 뒤통수 회로는 글의 핵심과 상관없는 다양한 정보들을 자동적, 무의식적으로 인출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무의식적 정보인출은 적은 에너지로 의사결정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이나 의식 과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더 빠르게 행동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습관회로의 분업 덕분에 인간은 사색할 수 있다

뇌과학은 ‘인간이 어떻게 인간다울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고 그 이유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다.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밝히고 인간다움을 형성하는 뇌과학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은 철학, 생물학, 심리학, 의학 등 많은 학문 분야를 포괄한다.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는 사물의 의미와 이치를 깊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사색(思索)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색을 하기 위해서는 외부 물체를 파악하고, 이 물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와 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 더 나아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정보까지도 비교 분석하는 통합적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앞서 예시를 들었던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작업과 매우 유사하다. 결국 습관회로가 존재함으로써 인간은 적은 수의 뉴런으로도 고정된 환경에서 생존에 적합한 행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습관행동에 사용되지 않는 나머지 뉴런을 이용해서 당장 생존에 필요 없을 수 있는 복잡한 사고와 탐색 행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창의성’과 습관 관계의 역설: 창의적 사고는 습관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일상을 최대한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매일 똑같은 곳에 가서 식사하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면서 될 때까지 난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스스로에게 새로운 시간을 주는 건데…”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 ‘유 퀴즈!’에서 발췌.
 

지금까지 다룬 습관행동 회로와 인지적 유연행동 회로를 기반으로, 우리 삶에서 깊은 생각과 창의적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습관행동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깊은 생각은 우리 습관회로에 사용되지 않는 나머지 신경세포의 뇌 회로가 형성한다.
 
만약 우리 삶의 환경이 항상 복잡하게 변한다고 생각해보자. 깊은 생각에 사용돼야 할 이 신경세포는 우리 삶의 변화를 계속 파악하고 비교해서 변화에 적응하는 데 온전히 사용돼야 하며, 생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창의적 생각을 위한 신경세포는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허준이 교수의 생활처럼 내 삶의 루틴을 단순하게 만들어서 적은 신경세포를 사용하는 습관회로만으로 효율적 생존행동을 수행한다면, ‘앞통수’에 위치한 나머지 더 많은 신경세포를 이용해서 당장 생존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깊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창의성을 위해서 반대로 우리 삶은 단순한 습관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림 5]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창의적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습관회로에게 삶을 맡기고, 인지유연성 회로는 비워 놓아야 한다. 신인철


창의적 발전은 여유있는 ‘앞통수’ 뇌 회로에서 출발한다

우리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몇 달만에 번화가의 상점이 바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상점에서 주문하기 위해서는 낯선 키오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어디를 갈지,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지, 모든 것을 다시 탐색하고 학습해야 한다. 변화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지속적인 변화는 피곤함도 같이 유발한다. 이렇게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습관회로보다 더 많은 신경세포를 사용하는 앞통수의 인지유연 회로가 주로 사용된다. 많은 신경세포를 사용하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우리를 피로하게 하며, 창의성에 필요한 신경세포를 남겨놓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빠르게 쫓아 갔던 개발도상국 시절의 한국은 세계의 빠른 변화와 계속 비교하면서 이를 따라가는 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이는 과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했으며, 한국이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올라가는 데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항상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 다른 선진국의 사회, 문화, 기술, 과학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따라가기 위해서 사회 구성원들은 인지유연성 뇌 회로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뇌에게 여유를 주지 않아 창의성 발현을 위한 신경세포를 남겨 놓지 않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과학계에서도 저널 이름 기반의 과도한 비교 경쟁은 창의성에 사용돼야 할 신경세포를 저널 순위와 같은 피상적 결과를 성취하는 데에 집중하게 만들고, 정작 창의적 사고를 위한 신경세포는 부족한 상황을 만드는 안타까움이 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창의적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습관회로에게 삶을 맡기고, 인지유연성 회로는 비워 놓아야 한다.뒤통수의 ‘효율적 뇌’ 회로만으로 기본적 삶이 영위되는 사회에서 앞통수의 ‘유연한 뇌’ 회로에게 아무 목적이 없는 빈 공간을 마련해 줄 때 비로소 우리 뇌는 새로운 발전을 위한 ‘창의적 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형 서울대 생명과학부 뇌인지회로연구실 교수 
그림 신인철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
기획 사단법인 집현네트워크
시리즈 기획 강봉균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공동 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박형주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편집 윤신영 alookso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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