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광욕 하러 나갈래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1/25
밤새 이불과 싸웠습니다. 이리저리 이불을 돌려 대다 보니 잠결이 이불이 짧아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이불이 짧아질 수 있다니 일어나 이불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고 잠이 들면 될 것을 어깨 쪽으론 넘쳐 나는 이불과 발치 쪽으로 무릎 아래가 텅 빈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느라 애를 씁니다. 
오랜만에 발가락을 본 모란은 신나는 야옹 소리를 내지르며 발가락을 깨물고 싶어 이리저리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소리를 내고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을 사냥하기 위해, 그것도 열 마리나 되는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을 그냥 둘 리가 없습니다. 
   
결국 게으른 내가 발가락을 내어 주고 잠들기를 포기한 채 눈꺼풀을 비비며 일어납니다. 
어젯밤에 나의 침대에서 아마도 이불 돌리기 쇼가 펼쳐진 것처럼 이불 한쪽이 침대 아래로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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