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무덤 돋아난 날
2023/11/12
멀리 나갔다 돌아온 밤
발가락 사이에
발바닥에
작은 물무덤이 돋아났습니다
발뒤꿈치에도 돋아났습니다
눈물 나게 반가운 일이어서
가만히 쓰다듬으니
같은 주파수로 출렁입니다
몸에 작은 죽음들이 생겼으므로
몸속 유한有限 몇 생을 마쳤으므로
태생이 별이었다는 걸 증명했으므로
별빛에 태워 멀리 보낼
조문弔文 몇 줄 짓습니다
멀리 나갈 때마다
매번의 다른 자리에서
매번 다른 이야기를 짓지만
별빛에 실어 보낼 물무덤이
매번 돋아나는 것은 아니어서
여러 개 돋아난 오늘
몇 줄 짓습니다
*
멀리 갔다 돌아온 밤은 말이 흘러나가고 말이 흘러들어오고 작은 회한이 생겨납니다.
작은 무덤이 생겨납니다.
멀리 나가는 일은 '나'가...
*
멀리 갔다 돌아온 밤은 말이 흘러나가고 말이 흘러들어오고 작은 회한이 생겨납니다.
작은 무덤이 생겨납니다.
멀리 나가는 일은 '나'가...
@악담
물집을 어느 노정의, 어느 시간의 무덤으로 보고
글을 써보았습니다. ^^
아, 그리고 덕분에 김신용 시인의 <환상통>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돌무덤이 아니라 물무덤이군요. 물무덤에서 물집 잡힌 발이 생각 납니다.
돌무덤이 아니라 물무덤이군요. 물무덤에서 물집 잡힌 발이 생각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