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09/29
출처: Photo by Na visky on Unsplash



아버지는 차례와 제사를 집착에 가까울 만큼 챙기신다.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돌아가신 조상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만 하는 분이시다. 명절과 제삿날이 돌아오면 조상님께 예를 다하기 위해 꼭 큰집에 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큰집에 가는 것이 나에게는 큰 짐이었다. 친가 쪽 친척 분들은 모이기만 하면 자주 다투셨다.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고작 일 년에 두세 번 볼까 말까 하는 데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고 목청을 높여 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용돈 받는 재미에 갈 법도 한데 그마저도 싫었다.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 나는 어른들의 술주정과 고성에 불안했고 어쩔 줄을 몰라했었다. 아버지가 엄하셔서 어쩔 수 없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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