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탁
작은 이케아 협탁을 샀다. 당근마켓을 통해 합정역 3번 출구로 나가 10000원을 주고 중고로 구매했다. 협탁은 미리 판매자가 공지한대로 청소를 잘못 했는 지 얼룩이 남아 있었다. 나는 ‘아무렴 어때’하고 생각했다.
나는 많은 물건들을 침대 머리맡에 두는 습관이 있다. 풀어놓은 시계, 핸드폰, 양말, 먹다 남은 초콜릿, 어제 읽던 책, 지갑, 마스크 등을 말이다. 원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그래도 양말을 사람 머리 두는 곳에 두는 것은 좀 그렇지 않냐.” 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내 물건들을 둘 만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벽에는 벽이 아닌 벽지에 고정되는 송곳 같은 벽걸이를 활용해서 작은 찬장을 만들었고, 이번에는 협탁을 샀다. 2층으로 되어 있고, 침대보다 살짝 낮으며 쇠로 되어 있는 검정색 이케아 협탁. 아래층에는 멀티탭 콘센트와 홈 오디오 재생에 쓰는 공기계를 두고 위층에는 정말로 자주 두는 물건들을 올려 놓는다. 안경, 시계, 안경 닦이 같은 것들.
내 집은 다섯 평이다. 좁고, 계단 두 개쯤 내려가는 일명 “반의반의반지하”이다. 창문은 작고 옆 건물 때문에 낮에도 채광이 좋지 않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어둡거나, 형광등을 키고 살았다. 그러다 순간, 내가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