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하나 뿐인 신장(콩팥) by Yeon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4/27

성당 입구에 '장기기증 안내서' 가 잔뜩 쌓여있었다. 당연히 해야한다고 언제부턴가 생각 하고 있었기에 한 장을 집어서 가져왔다. 이름과 주소 등을 적고 장기와 각막을 뇌사 판정 시 기증 하겠노라 체크를 했다. 마지막으로 싸인을 할때 잠시 머뭇거려진다. 오래 전부터 마음 먹은 일인데 머뭇거려진 건 무슨 까닭일까. 싸인까지 했으니 이제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흙으로 돌아 갈 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보람되지 않은가 싶다. 비록 남들 보다 장기가 1개 부족하긴 하지만... 내 뱃속에 신장이 하나 밖에 없다는 건 둘째를 낳으면서 알게 되었다. 참 가지가지한다. 첫째 때는 애기집이 기형이라 정상분만할 수 없다는걸 알게 되었고 둘째때는 신장이 1개가 없다는 걸 알았다. 애기 꺼내고 보니 장 유착이 심해 분리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뒤져도 1개 밖에 없다나 뭐라나... 내 뱃속인데 30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으니... 다행인가 엄마는, 너 가졌...

Yeon

2022/04/28

답글: 하나 뿐인 신장(콩팥)

생활/사건사고+1

장기기증을 계획하시다니 대단하네요.
저는 장기기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어차피 죽은 상태라면 장기기증을 하는 것이
마지막까지 보람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는 가족들의 의견이 장기 기증에 대해 반대한다면
부모님의 의견을 듣지 않고라도 장기 기증을 하고 싶진 않고
장기 기증의 예후 처리가 미흡하다는
과거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로 인해
조금은 부정적인 감정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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