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랑
이재랑 · 살다보니 어쩌다 대변인
2021/11/29
늘 고민했던 주제라 괜히 말을 덧달게 되네요.
저 역시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내도록 고민했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다면 좋은 글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겠지요. 근데 그 정의조차도 시간이 지나면서 늘 변한지라 사실 고정불변의 '좋은 글'이란 게 무언진 모르겠어요. ^^; 다만 그럼에도 글쓰기를 욕망했던 시간 동안 고민했던 것들을 한 번 말해볼까 해요.

1. 그저 많이 읽고 쓰는 것은 해롭다
: 많이 읽고 쓰는 게 왜 좋은 글을 쓰는 것에 해롭다는 건지 공감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더라구요. 사실 학원 생활하면서 학생들에게 제법 들었던 질문이 "선생님, 전 모의고사 문제도 엄청 많이 푸는데 왜 국어 성적이 안 올라요?"라는 거였어요. 그럼 전 이리 답하곤 했던 것 같아요. "문제를 푸는 것에만 목적이 있으니까." 지문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분석하거나, 나머지 선지들은 왜 답이 안 되는지 해석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지문들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고민하거나 하는 과정 없이 그냥 문제만 많이 푼다면 매번 똑같은 이유로 똑같이 틀리더라구요. 심지어는 문제를 왕창 푸는 것만으로 '나는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다가 되레 성적이 떨어지면 실망해버려서 나중엔 아예 공부에 손을 떼버리는 ... 악순환이 생기는 거죠(제발 국어를 포기하지 말아줘 ...).

저는 독서랑 작문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글쓰기는 매우 지리한 작업이잖아요. 무엇을 쓸 것인지, 왜 쓰는 것인지, 어떻게 쓸 것인지, 내 감정을 적확히 서술하기 위해 필요한 기법들은 무엇인지, 수많은 고민들이 필요해요. 그런데 읽고 쓰는 '양'에만 집착하다보면 이런 것들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차라리 하나의 글을 가지고 일 주일은 고민하는 게 날마다 쓰는 것보다 더 좋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퇴고도 없이 글을 다 썼다고 하는 건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글에 대한 '애정'이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도 내 글을 안 좋아하면 누가 내 글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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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의당/청년정의당 대변인 (~2022) 10년 차 사교육 자영업자. 작가가 되고 싶었고, 읽고 쓰며 돈을 벌고 싶었고, 그리하여 결국 사교육업자가 되고 말았다. 주로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과 시험성적을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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