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독신] 유진 피터슨 Ⅰ: <메시지>

darmacoma
darmacoma · 목사. 작가. 아빠.
2024/04/16
 
<메시지 신약>과 자서전. 낡은 나의 책들
결국 모든 말씀은 이야기가 된다. 내러티브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 형태이다.*

언젠가 옆집에 사는 소설가에게 작가이자 목사인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1932-2018)의 <메시지 신약 The Message: The New Testament>을 빌려준 적이 있다. 많은 문학가들이 그러하듯 그리스도교에 문화적 관심은 있지만 계기를 찾지 못해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분이다. 책은 몇 개월이 지나 돌려받았지만 읽은 흔적은 없었다. 빌렸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소개를 했으니 나중에라도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분이 요 몇 년 사이에 갑자기 엄청난 성공을 거둬서 마음이 좋다. 삶이 내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그게 성경의 큰 주제라 생각한다. 신(하나님)이 행하시고 인간은 받는다는 것. 그래서 통독의 체험은 성경의 큰 그림을 얻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이럴 때 <메시지 신약>은 내가 추천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영화로 가능하다면 영화를 추천하겠지만 그런 영화는 없다. 책이 가장 경제적이고 직관적이다. 
<메시지 신약>에는 신·구약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복음서로부터 세상의 끝을 다룬 요한계시록까지 한 호흡으로 관통하게 하는 내러티브의 힘이 있다. 내러티브라 해서 내러티브 신학이니 뭐니 복잡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이야기이다. 회차로 나눠졌지만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OTT 드라마 시리즈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 안에 플롯, 의미, 교훈, 특정 가치나 취향에 대한 찬양과 비판 등이 모두 용해된다. 내러티브는 그리스도 신앙의 인사이드-아웃사이드 사이를 소통시킬 유용한 방법론이다. 유진 피터슨의 모든 저작이 그렇지는 않지만 성경의 재창작(re-creation)인 문학작품으로서 <메시지> 시리즈는 C.S. 루이스의 호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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