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글 쓰는 도망자의 삶 by 난왜글을쓸까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3/25

나는 도망자다. 도망가는 게 특기인 사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짧게 도망을 쳤다. 사흘, 일주일, 보름. 잠깐씩이라도 도망을 가야만 숨을 쉴 수 있었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낯선 땅에서 낯선 얼굴들을 마주하고 낯선 향을 맡으며 낯선 침대에 몸을 눕혀야 단잠을 잘 수 있었다. 내 집이 아닌 곳이 더 편했다. 어디든 상관 없었다. 집만 아니라면 나는 숨을 온전히 쉴 수 있었다. 아빠가 술을 끊자마자 나는 완전히 도망갈 계획을 세웠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 지금이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떠날 날을 지정했다.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지 결정하고, 여행의 시작점을 정했다. 이제 나는 누군가의 딸이 아닌 단지 나로 살고 싶었다. 자신이 세상 가장 불행하다고 말하는 부모와 더는 살고 싶지 않았다. 매일매일 지겹도록 쏟아지는 하소연 속에서 이제는 그만 놓여나고 싶었다. 세계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은 비웃었고 어떤 사람은 부러워했다. 비웃는 사람을 만나면...

난왜글을쓸까 · 돈은 없지만 마음이 풍요로운 예술가

2022/03/26

답글: 글 쓰는 도망자의 삶

생활/사건사고+3

따스한 글이네요.
저 역시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해야하는 것들에 부담을 느껴서 이리저리 다른 나라로 도망다녔어요.
그러다가 제주도에 여행을 갔는데, 자연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인, 그런 오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틀에박힌 삶을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자연을 느끼며, 제주도의 풍경을 그리며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많이 공감하게 되네요.
뭐랄까... 자연이 주는 것들을 충분히 느끼며
현재를 만끽하며 내 삶에 집중하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