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헨델 프로젝트 (feat. 임윤찬의 기븐스)
2023/02/07
❝ 쇼팽 피아니스트? ❞
조성진의 신보가 나왔다. "헨델 프로젝트"다.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조성진은 주로 쇼팽, 슈베르트, 리스트, 드뷔시 등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을 출반했다. 물론 이후 야니크 네제세갱과 함께 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정명훈과 함께 한 베토벤 <황제> 협주곡도 있었지만, 유서 깊은 쇼팽 콩쿠르의 우승자라는 타이틀은 조성진의 이미지에 쇼팽과 낭만주의를 깊이 각인시켰다. 더욱이 마티아스 괴르네Matthias Goerne와 함께 한 세기말 독일 가곡집 음반 <황혼녘에 Im Abendrot>은 바그너, 피츠너, 슈트라우스 등의 농도 짙은 후기 낭만 가곡들을 담고 있는데 이 음반 또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 데뷔 시절부터 조성진은 피아노의 피아노 영역(여린 부분)을 가장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들었다. 붓으로 비유하자면 세필을 신기에 가깝게 다루는 화가처럼 터치 하나 하나로 빛깔을 바꾸고 뉘앙스를 달리 하며 갖가지 환상을 불러낼 줄 아는 피아니스트인 셈이다. 이러한 그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강인한 집중력과 짝을 이뤄 휘발성이 강한 매혹을 불러 일으킨다. 악곡의 강렬하고 열정적인 대목과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고요의 급격한 낙차는 아찔하고도 아득하다. 그러나 그것은 충격적인 강렬함이라기보다는 잘 매만진 우아함에 가깝다. 그의 쇼팽이 전세계를 매혹한 것도 쇼팽 외에 특히 드뷔시 음반이 발매 즉시, 특히 유럽에서 엄청난 호평을 얻은 것도 그러한 조성진만의 색깔이 잘 드러났기 때문이 아닐까.
❝ 조성진다운 새로운 길, 헨델 ❞
그러나 조성진은 자신의 피아노를 쇼팽이나 낭만주의에 가둘 마음이 없다. 그렇다고 그가 갑자기 변복 차림으로 등장해 단순히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도 아니다. 그동안 조성진이 들려준 경쾌함과 세련미의 절묘한 조화는 이번 <헨델 프로젝트>에서도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