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에 살았다>, 살고 싶어서 ‘집’을 나왔다

최지은
최지은 인증된 계정 · 여성과 대중문화에 관해 씁니다.
2024/04/03
<쉼터에 살았다> 글·그림 하람 (리디북스·문학동네)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모녀의 다정한 모습을 흐뭇한 기분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부모님의 마음은 다 똑같죠. 자식을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고.”라는 MC의 말이 여느 때와 달리 마음에 걸렸다. 우리는 흔히 부모의 사랑을 칭송하고 감사하는 것만큼 당연한 인간의 도리는 없다는 듯 말하곤 하지만, 정말로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뭐든지 해주고 싶어 할까? 그렇다면 연일 보도되는 아동학대 사건은 다 누구에 의한 것일까? 그리고 남들과 ‘똑같지 않은’ 부모에 의해 자라는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헤쳐나갈 수 있을까? 
   
만화 <쉼터에 살았다>는 탈가정 후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했던 하람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양육자의 가혹한 체벌에 시달렸던 그는 대학에 가고 성인이 된 뒤에도 정서적으로 학대당한다. 어떻게 해도 엄마의 기대에 맞춰줄 수 없고 가족이 행복해질 수 없는 것도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지배당해 ‘사라질 방법’만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자신이 겪은 일이 모두 가정폭력이며 그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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