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망치
안.망치 · 해침 대신 고침을
2023/05/11
김성호님의 글 상당수는 정치인의 '덕성'을 논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정치 구조(제도)적으로 정치인의 덕성을 담보하려 해도 한계는 있을 것이니, 그들 스스로 경종을 울리는 자정 노력이 어느 정도에서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경종의 모양이 과연 김성호님이 글에서 표현한 그대로 일까. 몇 가지 부분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재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이들 또한 득세하였고 그들로부터 극중 조쉬와 같은 고민을 찾아보기 어려웠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김성호님
 

재난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재난으로 수세에 몰린 책임자일까 혹은 공세로 책임을 묻는 경쟁자일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세월호·이태원 참사를 놓고 보면 이는 진보 진영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또한 득세하였을까. 그렇지는 않다. 세월호 사건 발생 초기는 분명 책임자였던 정부에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이 가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유족들을 위한다며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했던 이들은 바로 다음 선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다음 보궐선거에서는 참패했으며, 바로 다음 총선에서는 단원고가 속한 지역구를 보수 진영에 내줬다.


이태원 참사는 또 어떤가. 참사 이후 정부 지지율은 현재 뿐 아니라 대통령 취임 이후 전반을 돌아봐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었다. 


재난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웨스트윙' 조쉬와 같은 고민은 없었다는 것은 긍정할 수 있는 '추정'이나, 그들이 득세하였다는 것은 현실과는 다소 빗겨간 측면이 있는 셈이다. 


그러니 참사의 불행으로 정치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여전하더라도, 그 모습은 드라마와 흡사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자력이 값싸고 안전하다는 걸 근거로 들며 보수세력은 꾸준히 그 필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비판이란 '망치'의 바른 쓰임을 생각합니다.
274
팔로워 234
팔로잉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