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잡힌 고등어는 옆에 잡혀 올라온 갈치에게 물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냐고. 갈치는 긴 몸을 휘저을 뿐 별 다른 말을 해주지 못했다. 그도 여기가 처음이다. 바다라는 무한한 세계를 돌아 다녀 봤지만 이렇게 앞뒤로 꽉 막혀 버린 낯선 갇힘은 처음이었다. 고등어는 눈을 돌렸다. 눈을 돌린 건지, 몸을 돌린 건지. 아무튼 방향을 틀었다. 앞에 있는 광어에게 물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냐고. 그도 모른다고 했다. 유난히 넓어진 두 미간에 번갈아 양눈으로 고등어를 보며 자기도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바닥에만 살았더니 이런 곳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물이 올라간다. 물만이 가득했던 세상에서 아무것도 없는 세상으로 올라왔다. 아가미로 호흡했지만 물이 들어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