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특집] 개천절이란?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10/03
어렸을 때는 대체 우리 동네를 가로지는 개천과 개천절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개천절은 하늘(天)을 연(開) 날이라고 하죠. 그런데 국민학교(!) 시절에 개천절 노래를 배우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천절 노래 (정인보 작사, 김성태 작곡)
하늘에서 내려온 건 단군이 아니라 환웅 아닌가요? 왜 환웅 이야기는 한줄도 안 나오는 걸까요?

개천절은 임시정부에서도 기념일로 삼았었고, 식민지 조선에서도 기념일로 섬겼던 날입니다. 그럼 당시에는 개천절을 어떻게 인식한 걸까요?

10월 3일을 최초로 기념한 문건은 대종교 창교자인 홍암 나철이 1909년에 단군교포명서와 함께 발표한 문서인 '봉교절차'에 나옵니다. 여기에 대제大祭는 매년 10월 3일, 곧 개천경절開天慶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군교포명서에는 개극입도지경절(開極立道之慶節)이라고 나옵니다.)

대종교 2대 교주인 김교헌이 쓴 <신단실기>(1914)에서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국한문 혼용체이나 풀어서 소개합니다.


환인, 환웅, 환검이(한편 전하기는 단인, 단운, 단군) 3신이 되시니 상원 갑자년 10월 3일에 환검이 신으로서 인간이 되시어 천부인 3개를 가지고 태백산(지금 백두산) 단목(檀木) 아래 강림하셔 신교를 세우고 백성을 교화하시니 이때에 인민이 교화되어 귀의한 자가 시장 같으니 신시씨라 부르며 삼천단부를 두었다. 개천 125년 무진 10월 3일에 국인이 신인(神人)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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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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