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기성 사회의 기준으로 쌓아 올린 가치들을 폄하하면서 자신은 '그 가치는 지니고 있지 않지만 더 낫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작게는 자기 자신의 위안에서 그칠 가능성이 정말 크고, 
크게는 어느 순간 진짜 자신의 위치를 알아차렸을 때 걷잡을 수 없는, 그리고 끔찍한 자괴감이 온 몸을 휘감고 조여오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나는 굉장히 '정파' 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신다. 근래에 아셨던 분들일 수록 더욱 나를 그리 생각해 주시는 경항이 크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그 어떠한 '정파'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정석적인 방법'을 사용해 본 적이 극히 드물다. 운이 좋아서 정파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방식은 다른 사람들이 같은 이름을 얻기 위해 해왔던 방식과는 정말이지 완전히 달랐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종종 '겉은 완전한 정파' '속은 완전한 사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반복되며 내린 분명한 결론은, 어떠한 '정석적 이름' 하나를 얻기 위해 '정석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정석적 방법보다 훨씬 기묘하고 엄청난 수를 쓰지 않으면 그 이름을 얻어낼 수 없다는 것.

사실 나도 어떠한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