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쓰는 법 8]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을 눈앞에 세워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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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을 읽어줄 사람을 눈앞에 세워둘 것 

🙋 이지은 유유히 대표 

출판사에 들어오는 투고 원고의 대부분은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인지 독자가 불분명할 때가 많다. 하지만 출판사는 모든 이야기가 아니라 ‘팔릴 만한’ 이야기를 찾는다. 이 원고를 돈을 주고 살 만한 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지금까지 만든 책 중에서 투고 원고는 단 한 권이었어요. 당시 편집부의 막내라서, 첫 직장을 퇴사할 때 들고 나온 투고 원고가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라는 여행 에세이였습니다. 제 또래의 작가가 프랑스인 남자친구와 100일간  아프리카를 다녀온 이야기였고요. 두 사람의 운명적 사랑이 미지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풍경과 맞닿으면서 환상적이었고, 더불어 투고 후 프랑스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원고를 검토해달라고 했던 열정도 눈에 띄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편집자가 처음 책을 내는 작가에게 기대하는 건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문장은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책의 알맹이는 저자 본인이 이미 갖고 있어서 그 본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이지은 대표가수많은 도쿄 여행기 중에서 임진아 작가의 아직, 도쿄』를 만든 건 "작가가 문구 디자이너 출신에 일본 뮤지션을 좋아하고 일어도 조금 할 줄 알고 일본 드라마와 영화의 장면들을 기억하는 감성이 좋아서"였다.

"임진아 작가라면 독자들이 원하는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기를 쓸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도쿄에 가는 독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장소, 보고 싶어 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저자라는 신뢰 말이죠. 그래서 쓰는 사람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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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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