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 이야기] 왜 구석기 인가.

이순근
이순근 · 고고학, 인류학, 역사상식
2023/02/12
우선 가정하자. 당신은 지금 풀과 듬성듬성 난 나무들만 있는 초원에 덩그러니 서있다.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사자나 하이에나가 뛰어다니고 치타가 살아있는 토끼를 씹어먹는 그 장면에 나오는 초원이다. 가족이나 무리는 있지만 고작해야 10명 남짓, 그런데 옆에는 치타가 토끼를 씹어먹고 있고 그 옆으로 아직 사냥을 못해서 배가고픈게 분명한 하이에나들이 당신을 보고 있다. 과연 당신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당신이 군인이고, 뛰어난 사냥꾼이고, 심지어 UFC 챔피언이라고 해도 굶주린 하이에나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것이다. 당신에겐 지금 총이 없고, 활이 없고, 옥타곤이 없으니까. 그렇게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인간이 가장 쉽고 빠르게 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바로 돌이다.

물론 다른 재료를 상상해봐도 된다. 아무것도 없는 자연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혹은 도구는 뭐가 있을까. 나무몽둥이라던가, 아니면 동물의 뼈다귀 같은 것들도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의외...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양대학교에서 인류학과 고고학을 전공. 박물관, 문화재 관련 업무를 10년 동안 해오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글팔아 살고 있다. 참고로 인기없는 남자들 모임의 관리자임.
1
팔로워 1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