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다큐 1 : 당신에게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2022/12/26
다큐멘터리 작품은 현실의 기록을 담아내고자 하지만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촬영자의 주관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객관성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감독의 주관과 해석이 항상 개입될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에 다큐멘터리는 영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서 세상 곳곳에서는 극영화만큼이나 많은 수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어느 다큐]를 통해서는 그런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어느 다큐 1]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 꿈의 연대기>
당신에게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이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거야."
영화 <보이후드>(2014)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메이슨(엘라 콜트레인 역)은 이렇게 말했다.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기에 영화의 다른 장면 앞에서도 흡족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 마지막 대사는 한 동안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장면 자체가 전달하는 먹먹함도 하나의 이유였지만 한 편의 영화에 12년이라는 시간을 기꺼이 쏟아 부은 감독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만약 감독이 대사와 같은 마음으로 이 영화 <보이후드>라는 작품을 대한 것이라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을 12년의 시간도 그에게는 그저 하나의 평범한 순간들 중 하나로 여겨졌을 것이니 말이다.
‘역시.’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언제나 그런 태도로 영화라는 매체를 대했고, 그것이야말로 그의 작품을 빛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지금 이야기할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 꿈의 연대기>는 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앞서 언급했던 12년의 세월을 담은 영화 <보이후드>는 물론, 18년이라는 세월을 쏟아 관객의 마음을 빼앗은 트릴로지 <비포 시리즈>까지 완성시킨 그가 바...
[이력]
영화 칼럼 <넘버링 무비> 정기 연재
부산국제영화제 Press 참가 ('17, '18, '19, 22')
19'-20' 청주방송 CJB '11시엔 OST' 고정게스트 (매주 목요일, 감독 인사이드)
한겨레 교육, 창원 시청 등 영화 관련 강의 및 클래스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