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3 - 손수레
2022/04/08
이 어두운 밤, 초라한 우산을 덮어쓰고 오늘도 길을 나선다.
휘황 찬란한 거리의 길 모퉁이만을 골라 움추린 몸으로, 정신줄 놓은 이들의 손수레를 기다린다.
매섭게 지나가던 바람들이 자꾸 말을 건다.
귀찮다.
무시하려 하니 차가운 손찌검이 날아든다.
양쪽 볼이 얼얼하다.
늘 그렇듯이 이 손찌검을 피할길은 없다.
흔들리는 손수레에 뛰어 올라 신나게 조심스레 달린다.
내려보니 웬 종이 몇장이 내 앞에 흩뿌려진다.
묵묵히 주어드는데 또 차가운 손찌검이 날아든다.
씨익 한번 웃어 주고, 주머니 깊숙히 손을 찔러넣은 채 나는 다시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