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염전의 주인>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8/24
출처-픽사베이
<검은 염전의 주인> - 천세진   


   천 개의 창고가 딸린 검은 염전의 주인과 알고 지냈네. 종종 술을 나누기도 했네.
   
​   천 명의 노예들이 창고에서 살았고 술을 나누고 있는 주인과 내게 상냥한 인사를 건네며 지나가곤 했네. 
   
   여름은 참 뜨거웠네. 천 개의 검은 소금밭에서 끊임없이 신기루가 피어올라 소금을 모으고 있는 노예들의 어깨에 목마 타듯 걸터앉았네. 
   
​    희망은 마약만큼이나 독하고 금단현상은 그보다 더 독하다는 걸 그때 알았네. 어느 노예 하나 자신을 노예라고 생각하지 않았네.
   
​    드넓은 검은 염전의 밭 하나하나가 피라미드, 앙코르와트, 마추픽추 같았네. 염전...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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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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