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힘들지 않은 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1/13
"김장은 했냐?"

오랜만에 안부전화를 드렸을 때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김장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잠시 당황해서 우물어물하다, 이제 해야지요. 하고 얼버무렸다. 어머님은 한심하다는 듯

"김장이 뭐가 힘드냐. 배추에 소금 술술 뿌려놨다가 씻어서 양념 발라 집어넣으면 되는 것을..."
"... 네"

휴~ 괜히 전화를 해 가지고...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이 김장철이고 모두 김장들을 한다고 서두르는데 나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아무런 관심도 내 맘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러네. 김장을 해야 할 때네. 비로소 김장이란 일에 대한 부담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나 아무 일 아니라는 듯한 어머님 말씀에 맥이 빠졌다. 김장이 일이 아니면 그럼 뭐가 일인가. 모든 주부들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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