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의 범죄자들.3. 서울 시내에서 일어난 유아 단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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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3. 서울 시내에서 일어난 유아 단두 사건

오늘 이야기는 연쇄살인마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무지와 미신에 대한 신봉이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다.

15일 오전 8시경에 시내 죽첨정 185번지 공터에는 나이 3살가량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의 목을 잘라서 버린 참혹한 사건이 있었다.
알지 못할 사람이 해주는 전화로 이 일을 안 소관 서대문서에서는 서장 이하 간부 전부가 현장에 달려갔으며
급보를 접한 검사국에서는 요다 검사가 서기 2명을 대동하고 현장에 급행하였으며,
도경찰부 형사과로부터는 노무라 과장과 후타미 수사계 주임이 역시 현장에 달려와 현장의 조사에 착수하였다.
                                                                                <조선일보> 1933년 5월 17일자

머리가 잘린 어린아이의 사체가 서울 시내 한복판(지금의 충정로)에서 발견되자 경성의 조선총독부는 비상이 걸렸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식민지의 치안유지가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 머리가 발견된 금화장 쓰레기 매립지 현장 - 동아일보 1933.5.17

몸통은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고, 발견된 머리는 2치 반(약 4.5cm)이 깨져 있었고, 두개골 안쪽으로는 뇌수를 파낸 흔적도 보였다. 이 두개골은 치마폭, 종이, 수건 등 3겹으로 감싸져 있었다. 이 끔찍한 두개골은 경성제대 법의학과로 옮겨져 부검을 실시한 결과 만 1세 가량의 남아를 10시간 전에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연히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경악했으며, 나병환자나 걸인, 막노동꾼 등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사건 수사에 진전은 없었다. 머리만 발견되었기에 지문을 확인할 수도 없었고, DNA 감정 같은건 당시에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머리를 감싼 치마폭이 고급제품이므로 가난한 집 아이는 아닐 것, 뇌수를 파낸 흔적으로 보아 매독이나 간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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