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형식으로 불리는 규범 시스템은 다 같은 것일까? 게임으로 묶여 일컫는 활동 중에는 서로 이질적인 것이 많다. 이 점은 게임 매체를 통합시켜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준다.

축구에 규칙이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축구는 고정된 시공간과 허용되는 행위가 정해져 있는 규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 시스템은 위반된 행위를 인식하는 법과 처리하는 법도 제시한다. 규범 시스템 안에서 두 팀으로 나뉜 참여자에게는 공을 골대 안에 많이 넣어 상대편보다 많은 점수를 획득하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 규범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선수는 전술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축구는 게임 형식을 지니고 있다.

축구는 현실 물리 세계에서 이뤄진다. 물리 세계 속 게임은 연속체 위에서 벌어지는 활동이다. 이 특징은 축구에서 명목화된 규범 말고 다른 간접적인 규범이 있음을 뜻한다. 규범이 어떠한 행위를 허용하고 제어하는 요소라면, 우리의 몸까지 규범이 된다. 빈 곳으로 공을 찼을 때, 얼마나 빠른지에 따라 그 공을 받고 다음 전술적 선택의 여부가 달라진다. 선수의 신장에 따라,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에 머리를 대고 골대로 헤딩할 가능성이 달라진다. 신체의 차이가 결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여 몸과 능력에 대한 규칙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신체적 능력은 축구에서 보이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