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글자'가 무섭다고 하셔서 : 이른 이별회 - 청년의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다

한주원
한주원 · 생사문화 크리에이터
2024/01/08
2023년 12월 31일 밤 10시 경.
한 해의 마지막도 벼락치기로 어떻게 잘 보내면 2023년 한 해도 잘 보낸 셈 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최대한 긍정긍정하고 행복행복한 생각으로 머리와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였습니다. 전화기의 진동이 저를 흔들더라구요. 이 시간에 저에게 전화할 사람이 없을텐데 두려운 마음으로 확인했더니, 제가 운영하고 있는 '생사문화공간' 겸 작은 개인 사무실의 건물 관리자였습니다.

아! 저는 장례지도사이자 죽음 워크숍, 그러니까 세상이 흔히들 말하는 웰다잉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개인사업자이자 1인 기업가입니다. 혼자 멋들어지게 '생사문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만들어 살고 있지요.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버티던 양극성장애(조울증) 환자인데요. 스스로 죽지 않기 위해 창직을 한 셈이에요. 이 이야기는 앞으로 차근차근 할게요.
생사문화 크리에이터라고 멋들어지게 본인을 소개하는 중(출처: 본인)

여하튼, 전화기 너머 관리자의 믿을 수 없는 고성이 평온한 제 마음을 연말 투사로 만들었습니다.

"이게 뭐예요! 
사람들이 같이 쓰는 공간에 죽음 어쩌구 하는 포스터를 붙여 놓으면 사람들이 무서워서 어떻게 삽니까? 
손님들이 무서워서 화장실을 못 가겠다고 나한테 항의를 해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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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우울증, 조울증에 이어 최근 성인 ADHD 판정을 받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모먼트를 즐기고 있는 11년차 정신과 전문 환자. 나를 괴롭히는 자살사고의 실체를 알고자 '죽음 덕질'을 하다 장례지도사가 되어버린, 시트콤 & 다큐 인생의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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