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4- 언젠가는 다시 자유롭게 오리라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4/02/10
대만 여행 4 – 언젠가는 다시 자유롭게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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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은 대만이 자랑해 마지않는 박물관이다. 실제로 자랑할만하다. 세계 3대 박물관 운운은 ‘세계 X대’ 좋아하는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지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소장 유뮬의 가치로 따지든 양으로 따지든 질로 따지든 세계 어느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중일전쟁 때 일본군이 화북 지역을 침공해 들어올 기미가 보이자 장개석은 북경 자금성의 역대 황제들의 보물들을 싸그리 옮겼고 국공내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그 모두를 대만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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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천대(國府遷臺) 즉 국민당 정부의 대만 파천 과정에서 이 유물들에 보인 장개석의 열의는 대단했다고 한다. 피난민 수용을 이유로 미군 군함을 빌려설랑 이 유물들 나르는데 써먹는 바람에 미군들이 얼굴을 붉혔다는 얘기도 전한다. 흥남 철수 때 군수물자를 버리고 사람을 실었다면, 장개석은 고궁박물관의 보물들을 위해 사람들을 버린 셈이다. 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이 와서 ‘도둑놈들’이라고 흥분한다고 한다. 그때 “문화혁명 때 박살날 것들이 우리 때문에 살아남은 걸 고마워해라.”고 받아 치면 꿀 먹은 벙어리들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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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박물관 얘기를 하지 않기로 한다. 세상에 이 박물관을 1시간 반 안에 훑고서 어찌 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아무리 ‘액기스’만 본다고 한들 고궁박물관의 정수를 흘낏이라도 즐길 수 있었겠는가. 어차피 가이드가 소개하는 유물들은 고궁박물관의 또르르한 대표선수들이고 대만 한 번 안가 본 사람들도 대충 들어봤을만한 유물들인지라 더 보탤 말도 적다. 역시 훗날의 자유 여행을 위한 ‘애피타이저’로서 박물관의 지리를 익힌 것으로 만족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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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물관 진열 방식이나 기획력, 관람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한국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80년대 한국 박물관 느낌이랄지. 유물은 훌륭하나 그를 제대로 들여다보기 어려웠고, 보다 선명할 수 있는 대목들을 놓치고 있었다. 워낙 유물의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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