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킬링 문> 스콜세지의 천성이 그려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20세기 초 미국. 오세이지 부족 원주민들의 땅에서 석유가 발굴된다. 미국 정부의 이주 정책으로 본인이 살던 땅을 빼앗기고 오클라호마로 쫓겨왔던 오세이지 부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인당 GDP를 기록할 정도도 막대한 부를 거머쥔다. 오세이지 부족의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 여러 기업이 달려들고, 일자리를 찾으려는 백인들도 전국에서 기차를 타고 모여든다.
<플라워 킬링 문>은 위화감으로 시작된다. 엄청난 부를 가진 오세이지 부족은 멋진 옷을 빼입고 골프를 치고 자가용 비행기로 경주를 하고 백화점에서 마음껏 쇼핑을 즐긴다. 백인들은 그들의 시중을 든다. 말과 총으로 무장하고 괴성을 지르며 백인들의 기차를 터는 인디언은 없다. 그런 비문명화 된 인디언들을 영웅적으로 막아내는 백인 보안관이 필요 없는 건 물론이다. 미디어를 통해 쉽게 볼 수 없던 이런 상황은 소인국에 표류한 걸리버처럼 이질적이다.
■ 지구인 중에 스콜세지가 가장 잘 하는 이야기
1차대전 참전용사이지만 복부에 부상을 당해 힘 쓰는 일을 할 수 없는 주인공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는 서구화된 삶을 즐기는 오세이지 부족의 푸티지 영상이 끝난 후 기차를 타고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오세이지족과 친분을 쌓고, 그들을 위해 학교와 병원을 짓는 등 지역에서 명망이 높은 삼촌 윌리엄 킹 헤일(로버트 드 니로)은 택시기사직을 제안함과 동시에 오세이지 족의 여성과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생긴 당뇨, 석연치 않은 죽음으로 50세를 넘기지 못하는 오세이지 족의 유산이 가족에게 상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석연치 않은 죽음들의 뒤에는 친구의 가면을 쓴 헤일의 계획적 살인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택시 운전을 하던 어니스트는 몰리(릴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