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축제. 산 속에서 열리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4/16
산 속의 봄은 더디 찾아온다. 벚꽃도 늦게 피어 며칠 전 부터 흐드르지게 피었다가 이제사 슬슬 꽃잎을 땅에 흩뿌리기 시작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그루의 벚꽃나무도 한그루는 아직 꽃이 가득인데 한 그루는 꽃이 거의 다 떨어지고 붉은빛이 감돈다.
벚꽃 뒤를 이어 개복숭아꽃이 활짝 피었다. 개복숭아꽃은 벚꽃에 비해 좀 진한 분홍이다. 
벌써 여기 산 지가 몇 년인데 왜 개복숭아꽃은 처음 대하는 것 처럼 새삼스러울까. 그것도 한 두그루도 아니고 여기저기 산을 예쁘게 수놓고 있는데 너무 무심했나 싶다.
아무도 심은 사람이 없을텐데 이 산 속에 벚나무며 개복숭아나무며 고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자생한다는게 너무 신기하다.
어디 그것 뿐이랴. 집으로 올라오는 길 중턱엔 아름드리 배나무가 운치있게 늘어져 오가는 길에 눈호강을 시켜준다.
똑바로 하늘을 보며 자라지 않고 마치 길을 비켜주는듯 길 반대쪽으로 몸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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