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땅 안데스에 서다(1) -나는 왜 남미에 갔는가-

박찬운 · 교수·변호사, 여행가이자 인문서 저자
2024/05/12
20년 이상 남미여행을 꿈꾸는 데 있어 마추픽추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나는 저곳에 반드시 가서 마추픽추의 실체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필자 촬영)
남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먼 곳이었다. 가기 힘든 곳이었다. 작년 12월 13일 한국을 떠났다. 로스엔젤레스를 경유해 페루 리마에 도착했다. 한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출발해 상파울로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거기서 또 비행기를 갈아 타 인천으로 돌아왔다. 시계는 2024년 1월 12일 오후를 가르키고 있었다. 오고 가는 것만으로 지구를 완전히 한 바퀴 돈 것이다. 이제껏 해 본 여행 중 가장 먼 곳을 가장 길게 돌아다녔다.
 

남미여행의 시작은 페루 리마였다. 리마의 아르마스 광장. 저 앞에 보이는 성당이 리마 대성당이다. 저기에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묻혀져 있다.(필자 촬영)

이런 여행은 두 번 다시 할 수 없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나이나 건강을 고려할 때 다시 이런 여행을 한다면 천수를 누리기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여행이 내 스스로에게 준 최고의 선물, 최고의 위로였다고 고백한다. 이 여행을 통해 남미 대륙을 내 두 다리로 걸으며 아름다운 산하를 보고 이 시대를 사는 남미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곰곰이 생각하니 내 삶에 감사할 일이다. Gracias a la vida!

지난 한 달간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여행을 많이 해왔지만 이렇게 일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여행하긴 처음이다. 외국에서 상당 기간 살아도 보았지만 몸만 외국에 있었지 일에서 벗어난 여행은 언제나 열흘을 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여행은 특별하다. 일에서 벗어나 한 달간 오로지 여행에 집중했다. 여행 전 나름 준비도 했다. 일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가급적 앞으로 한 달은 나를 찾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일이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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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오랜 기간 인권변호사로 활약. 우리나라 인권법을 개척한 인권법 연구가. '빈센트 반 고흐 새벽을 깨우다',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 등 10여 권의 인문교양서를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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