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땅 안데스에 서다(1) -나는 왜 남미에 갔는가-
남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먼 곳이었다. 가기 힘든 곳이었다. 작년 12월 13일 한국을 떠났다. 로스엔젤레스를 경유해 페루 리마에 도착했다. 한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출발해 상파울로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거기서 또 비행기를 갈아 타 인천으로 돌아왔다. 시계는 2024년 1월 12일 오후를 가르키고 있었다. 오고 가는 것만으로 지구를 완전히 한 바퀴 돈 것이다. 이제껏 해 본 여행 중 가장 먼 곳을 가장 길게 돌아다녔다.
이런 여행은 두 번 다시 할 수 없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나이나 건강을 고려할 때 다시 이런 여행을 한다면 천수를 누리기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여행이 내 스스로에게 준 최고의 선물, 최고의 위로였다고 고백한다. 이 여행을 통해 남미 대륙을 내 두 다리로 걸으며 아름다운 산하를 보고 이 시대를 사는 남미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곰곰이 생각하니 내 삶에 감사할 일이다. Gracias a la vida!
지난 한 달간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여행을 많이 해왔지만 이렇게 일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여행하긴 처음이다. 외국에서 상당 기간 살아도 보았지만 몸만 외국에 있었지 일에서 벗어난 여행은 언제나 열흘을 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여행은 특별하다. 일에서 벗어나 한 달간 오로지 여행에 집중했다. 여행 전 나름 준비도 했다. 일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가급적 앞으로 한 달은 나를 찾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일이 마음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