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출판과 웹소설 (8) - 웹소설의 발전과 향후 과제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3/31
20. 웹 콘텐츠의 생존법
   
장르소설에서 발전한 웹소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기다리면 무료’라는 판매 방식은 획기적인 독서 인구의 유입을 가져왔다. 취미 생활을 위해서 몇 만 원 정도의 돈을 쓰는 것은 이미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공짜로 소설을 읽다가 재미있어지면 공개되지 않은 편수에 돈을 지불했다. 그래봐야 한 편에 100원. 담배 한 개비보다도 저렴했다. 

작가들 입장에서는 유료 연재 분에 돈을 많이 쓰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공개되지 않는 유료 연재분을 충분히 많이 올려놓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즉 현재의 웹소설은 한 편 한 편을 독자 반응을 살피면서 연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충분한 양을 먼저 써놓아야 한다. 

물론 인기작가의 경우에는 매일매일 연재분을 쓰는 일을 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 "실시간"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충분한 분량을 확보하여 실시간 연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네이버 시리즈나 카카오 페이지와 같은 거대 플랫폼에 프로모션(광고 노출을 의미한다)을 받기 위해서는 심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소한 30편 이상의 분량을 써야 검토를 의뢰할 수 있다. 그리고 기다무와 같은(네이버 시리즈는 매열무 - 매일 열시에 무료 -라고 부른다) 시스템에 올리려고 하면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50여 편의 분량이 필요하다. 한 편의 분량이 원고지 25매(5천 자) 이상이므로 3,750매 분량의 글이 있어야 한다. 장편소설 한 권이 1200매라고 한다면 세 권 이상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5천 자 기준이 많이 내려가서 3800자 선에서 조정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글값이 조금 오른 셈이라 할 수 있다. 과자 봉지는 그대로인데 분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 한 편 한 편은 각각이 그 한 편으로 충분히 재미있어야 하며, 연재의 마지막 부분에서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켜서 다음 편을 클릭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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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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