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심성진
심성진 ·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무
2023/07/16
 이른 아침이었다. 고요한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잠에서 깬 것일까. 몇 번 눈을 깜박이고 일어나 본다. 여전히 주변은 어두웠고 창 밖은 더욱 어두웠다.

 틀어둔 선풍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꿈인 걸까.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다가간다. 보이지도 않는 하늘을 고개를 꺾어가며 올려다본다. 한참이나 어두운 배경이다.

 무슨 일인가. 컵을 들고 물 한 잔을 채운다.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고 있지만 그마저도 아무런 소리가 나질 않는다.

 황급히 물을 벌컥 거리며 마신다. 목 넘김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입가를 넘쳐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물을 마시는 느낌과 발가락을 적시는 물이 느껴지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멍하니 컵을 바라보고 바닥을 쳐다본다.

 꿈일까 생각을 한다. 가끔 소리가 들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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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을 읽고 쓰는 걸 좋아하는 나무가 되고 싶은 새싹입니다 ^^ 많은 이야기들로 함께 하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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