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절망을 이기는 사람만이 승리의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04
고통과 절망을 이기는 사람만이 승리의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박선욱
   
인생의 초년병 시절, 나는 P선배의 추천으로 어떤 출판사에 근무한 적이 있다. 신출내기인 내가 하는 일이란 고작 원고를 정리하거나 교정과 교열 따위에 매달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 당시 나는 문단에 갓 등단한 뒤였으므로 왕성한 창작열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늘 창작에 쏟을 시간을 갉아먹기 일쑤여서 나는 매일같이 번민하고 회의하곤 했다.
내가 즐거이 빠져들 수 있는 창작의 산실은 없는가? 번다한 일상의 잡무로부터 벗어나 더욱 자유롭게 열려진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은 없는가? 이 같은 고민은 하루를 마감할 때마다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게 한 해가 저물던 어느 날, 갑작스런 경영주의 도미(渡美)와 때를 같이 해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나는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버렸다. 그로부터 열흘 뒤에 다행히도 시를 쓰는 H형의 소개로, 문단의 대선배인 K선생님이 주간으로 있던 모 여성잡지사에 근무하게 되었지만 열흘간의 실업자 생활은 내게 색다른 기억을 주었다.
그것은, 짧은 자유와 긴 무료함의 기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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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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