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폭력 없어져야 딸들이 맘 놓고 돌아다니죠“

원은지
원은지 인증된 계정 · 추적단불꽃
2024/04/26
 
”피해자를 왜 도왔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
 
지난해 11월 4일 경남 진주시 하대동 한 편의점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한 20대 남성이 “페미니스트는 맞아도 된다”며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하던 20대 여성 온지구(가명) 씨를 무차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50대 남성 박 모 씨까지 무차별 폭행한 일이다. 지난 4월 9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4월 15일 피고인은 심신미약을 주장,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건 이후로 대인 기피가 생겼는데 상담 다니면서 심리 치료 해보니까 사람들 만나야겠더라고요. 집에서 술만 마시니까 뇌가 망가지는 것 같고... 술 먹는 사람들 위주로 술자리 약속을 잡아서 만났어요. 상담사 선생님이 ”아버님 저번 주에는 어떻게 지냈습니까?“하면 ”친구들이랑 약속 잡아서 만났다“고 이야기해요. 그럼 선생님이 잘 하셨다고, 저처럼 안 하면 상담 받는 일이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피해 보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 폭행 사건 당시 아르바이트생을 도와준 박 씨(54). 그는 창원에서 거주하는데 딸을 오랜만에 만나려고 진주에 왔다. 사건이 터진 날 그는 편의점 안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건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박 씨는 편의점 안에서 한 남성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물건을 던지며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 상황이 심각함을 느꼈다. 곧장 경찰에 신고한 뒤, 온지구 씨를 폭행하던 피고인을 말렸다. 박 씨는 폭행에 휘말려 안면부 골절상과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건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4월 19일, 박 씨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의 트라우마는 현재 진행 중이었다. 반년 넘게 꾸는 악몽은 언제 끝날지 기미가 보이지 않고, 머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지끈거린다. 박 씨는 살기 위해 54년 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심리상담센터에 다니고 있다. 

"여성 혐오요? 얼마나 착한 애인 거 압니까?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다시피 한 앤데." 피고인 가족이 4월 12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나와 피고인을 두둔하며 한 말이다. 피고인의 사정이 어떻든 그는 폭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잊혀서는 안 된다. 피고인과 그의 가족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온지구(가명) 씨를 도운 50대 남성 박 씨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봤다.

인터뷰 전문은 얼룩소 출판에서 출간한 
<어느 날 피해자가 되었습니다>에서 단독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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