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와 강귀찬씨 : 김한조 <일어나요 강귀찬>, 파란의자, 2023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4/02/14
만화문화연구소╳알라딘 2023 올해의 출판만화 선정작 리뷰 #6
김한조 <일어나요 강귀찬>, 파란의자, 2023

(사)한국만화가협회와 알라딘이 매월 선정된 출판만화 중에서 2023년 올해의 출판만화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올해의 출판만화 후보작들의 리뷰를 올립니다. (2023 올해의 출판만화 선정작 전체 보기) 

경성 황금광 시대에 소설가 구보씨가 있고, 서울 웹툰 대박 시대에 만화가 강귀찬이 있다. 사실/재현과 허구/기호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메타코믹. (박인하)

살아남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어 버린 만화가 강귀찬이 마침내 일어났어요 강귀찬으로 돌아오길 바라며.(홍난지)

“황금광 시대. 저도 모를 사이에 구보의 입술엔 무거운 한숨이 새어 나왔다 황금을 찾아 그것도 역시 숨김없는 인생의 문명한 일면이다 그것은 적어도 한 손에 단장과 또 한 손에 공책을 들고 목적 없이 거리로 나온 자기보다는 좀더 진실한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 (중략) 벗은 진정으로 말하고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참말 좋은 소설을 쓰리라 번드는 순사가 모멸을 가져 그를 훑어보았어도 그는 거의 그것에서 불쾌를 느끼는 일도 없이 오직 그 생각에 조그만 한 개의 행복을 갖는다.” 박태원 <소설가구보씨의일일(小說家仇甫氏 一日)>

연재를 시작하는 첫 화를 보았을 때 ‘아하!’하는 만화가 있다. 김한조의 <일어나요 강귀찬>이 그랬다. 처음 인스타그램과 포스타입에 연재할 때 제목은 <중년만화가 강귀찬>이었다. 개인적으로 ‘중년만화가’ 쪽이 더 좋다. 처음 ‘사람은 안 바뀐다’ 에피소드 연작을 볼 때 아오노 슌주의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세미콜론)이 떠올랐다. 만화가가 되겠다고 나이 마흔에 회사를 그만둔 오구로 시즈오와 출판만화를 그리다 뒤늦게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신티크를 구매한 강귀찬은 마음이 앞섰다. 오구로 시즈오는 아직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강귀찬은 작업실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할 뿐이다. 작품 안에서 누구 하나 두 사람이 만화가와 웹툰 ...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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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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