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홍범도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가 [경기신문 방현석(소설가. 중앙대 교수) 2023.08.29]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8/30
[문화산책] 홍범도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가
   
경기신문 방현석(소설가. 중앙대 교수) 2023.08.29
   
소설가가 자신이 쓴 소설 밖의 이야기로 질문을 받는 일은 드물다. 나는 평생 받고도 남을 그 드문 질문을 지난 며칠 내내 받았다. 내가 쓴 소설 ‘범도’의 바깥에서 벌어진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에 대해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물었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죠?
나는 누가 왜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영웅들의 흉상을 철거하려 드는지는 잘 모르지만 철거의 대상이 된 그들이 누구인지는 조금 안다. 줄이고 줄여서 6백 페이지가 넘는 책 두 권으로 펴낸 소설 ‘범도’에 담긴 홍범도와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이회영 선생의 이야기를 몇 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한 문장씩으로 대답했다.
   
-홍범도?
-항일무장투쟁 전선에서 가장 오래 싸우고 가장 크게 이겼으면서도 무엇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남기지도 않은 채 극장 수위로 최후를 마친 조선 최고의 포수가 홍범도입니다. 홍범도가 최초의 동지 김수협과 함께 단발령에서 일본군 12명을 사살한 것이 1895년 9월 19일이었다. 그의 나이 27세였다. 1908년 일본군 천지가 된 조선을 떠나 압록강을 넘어갈 때까지 그는 가장 오래 싸우고 가장 많이 이긴 포수부대의 대장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부두에서 하역노무자로, 우랄 광산의 광부로, 고기잡이배의 어부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총과 탄환을 마련해 다시 무장투쟁을 계속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선포한 대한 독립전쟁 제1회전인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를 이끌며 가장 크게 이긴 대한독립군 사령관이었다.
나는 만주와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답사하고 홍범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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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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