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살 쪄도 난 마름" 블랙핑크 가사 괜찮을까?

채경
채경 · 개인적인 글쓰기
2021/10/19
한 유명 작사가(남성)는 걸그룹과 보이그룹 노래의 작사 방법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이그룹은 작사를 하는 방식이 있어요. 그 그룹에 빙의해서 쓰죠. '내가 엑소다', '내가 샤이니다' 이런 식으로요.
반면 걸그룹은 '내가 레드벨벳의 아이린이다' 이렇게 쓸 수가 없어서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연구를 많이 했어요. 마침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걸그룹 가사는 그 그룹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라고. 그래서 삼촌 팬의 마음으로 그 걸그룹에게 보고 싶은 콘셉트를 상상하면서 써보니 그때부터 가사가 잘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제 걸그룹 곡 작사도 자신 있습니다. 하하.

보이그룹은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걸그룹은 상대방('삼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나의 길티플레저, 프리티 새비지
https://youtu.be/QSaW4KB5IQk
블랙핑크의 'Pretty Savage'는 걸그룹이 자기자랑으로 점철된 힙합 장르를 들고 나온 흔치 않은 케이스이기도 하고, 솔직히 난 이 노래를 너무너무 좋아하며 블랭핑크는 킹갓짱 엄청난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Born Skinny B**ch 암만 살 쪄도 난 마름
계산은 느려도 눈치는 빠름

이 대목을 지날때마다 자꾸 양심에 찔린다. 여자아이들에게 해로운 문화를 강화하는 노래를 즐기는 나 또한 가담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Pretty Savage'의 가사를 조금 거칠게 요약하자면 '우린 이 어려운 걸 해내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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