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받고 있었다.

이성은 · 프로잡생각러
2022/03/24
어린시절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분명 사랑받은 좋은 기억이 있고
그 기억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삶을 지탱해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밥 냄새.
기타치는 아빠와 함께 부르던 노래.
하교 후 집에 가보니 거실에 놓여 있던 새 피아노.
중학교 졸업식날 아빠가 사주신 카메라.
힘들 때마다 머리를 누일 수 있었던 엄마의 팔베게...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방치된 채 자라왔다는 거대한 원망에 
이렇게 작지만 소중하고 따뜻한 기억들이 가려지고 묻혀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러한 기억들을 찾아 적어본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하고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 못했을 뿐 나는 사랑받고 있었다.
나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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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떠올랐다 사라지는 생각들이 아까워서 여기에 모아두려 합니다. 그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는 알 수 없지만, 아깝다고 느껴지는 생각들 위주로 모아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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