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없는 말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8/16

얼룩커 악담 :


네이버 검색창에 주기적으로 최승자라는 검색어를 입력하고는 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승자의 부고 기사가 올라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시인은 " 내가 살아있다는 " 것은 " 루머 " 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신을 낮췄지만 그의 죽음은 전설의 시작이 될 테다. 천재들이란 죽음 속에서 피어나는 장미이니깐 말이다. 30kg대 체중으로 3평짜리 고시원을 전전하면서 정신분열증을 견디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아찔하다. 그의 시에는 다른 시인들에게서 보여지는 말랑말랑함이 없다. 같잖은 통시도 없다. 시인이 "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 서른이 온다 " 고 정의 내렸을 때 나의 서른도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찾아왔다. ​

또한 "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 고 고백했을 때 나는 속초의 달방에서 오지 않을 전화를 기다리며 평생을 뒤척이며 최승자를 읽었다. 책을 사면 속지에 책을 산 날짜를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시집 << 즐거운 일기 >> 를 구입한 해가 2003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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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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