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10/02
여기저기 책을 들고 다닌다. 잠깐이라도 틈이 나면 꺼내 볼 요량으로 하는 일이다. 일을 하러 나갈 때도, 아이들과 외출하는 주말에도 가방에는 늘 책이 있다. 견물생심이라고 눈에 띄면 아무래도 손이 더 갈 거란 생각에 실천하고 있다. 독서를 위해 시간을 내는 건 집안일이나 밥벌이처럼 의무적인 일과의 대결인 것 같지만, 사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과의 대결이다. 
 
별생각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있다. 읽어야 하는 책이 많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이 쌓여 있기도 하다. 학부모 독서모임에서는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함께 읽는다. 글쓰기 모임에서는 혼자라면 도전하기 어려울 책을 선정해 느린 속도로 함께 읽고 있다. 그 밖에도 내가 읽고 싶어 빌려오거나 소장 중인 책까지 읽고 있다. 수시로 틈틈이 읽어야만 하는 상황인 것. 
 
책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많이 읽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래지만, 뒤늦게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으로서 세상엔 왜 이리 읽고 싶은 책이 많은지.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책을 많이 읽는 게 당연한 의무가 되기도 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독서에도 탄력이 붙어 더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있다. 당장 탐독하고 싶은 책과 읽을 넉넉한 시간, 따뜻한 커피 한 잔만 있으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최근 읽은 책 중에는 ‘독서’에 대한 책도 있다.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 책을 읽는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알려주고,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독서를 배우는지 설명한다. 늘 혼자 읽다 함께 읽으니, 독서를 두려워하거나 제대로 책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 읽는 뇌> 매리언 울프 지음, 살림 출판

나 역시 책을 마주하면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 얇은 에세이나 소설은 접근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인문사회과학 서적이나 고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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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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