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땅 안데스에 서다(4)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

박찬운 · 교수·변호사, 여행가이자 인문서 저자
2024/05/12
삭사이와망에서 바라 본 쿠스코 (필자 촬영)



우리 여정의 3번째 목적지는 쿠스코(Cusco 혹은 Cuzco). 리마에서 항공편으로 쿠스코에 도착하니 이른 오후다. 다음 날 마추픽추를 향해 출발하기 때문에 잠시 쉬어야 하지만 나로선 오후 시간을 그냥 허비할 수 없다. 호텔 체크인을 하자마자 바로 숙소 근처 아르마스 광장(쿠스코 광장)으로 나갔다. 고색창연한 광장 한 가운데에 서서 대성당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바로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라는 말인가! 해발 고도 3,400미터 안데스의 분지에 수 세기를 거쳐온 붉은 지붕의 스페인식 건물들이 빼곱하게 들어서 있는 이곳이  티브이 여행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보아 온 '세상의 중심', 쿠스코이다.

 
삭사이와망에서 쿠스코를 배경으로 한 컷! (필자 촬영)


페루에서 쿠스코의 지위는 특별하다. 수도가 아니면서도 헌법에 그 특별한 지위가 규정되어 있을 정도니 말이다. 페루 헌법은 페루의 수도는 리마이지만 역사적 수도(historical capital)는 쿠스코라고 규정(제49조)하고 있다.

세계의 주요 도시를 가면 거기가 수도는 아니지만 경제적 수도라느니 문화적 수도라느니 혹은 역사적 수도라느니 하며 부르는 예가 있지만(예컨대 모로코에서는 법적 수도는 라바트지만 역사·문화적 수도는 마라케시라고 함) 역사적 수도라는 칭호를 붙이고 그것을 국가 최고법인 헌법에 명시한 예가 페루 외에 어느 나라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쿠스코는 페루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정면에 쿠스코 대성당이 보인다. (필자 촬영)
아르마스 광장 한 가운데에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잉카제국의 최고 영웅 파차쿠티다. (필자 촬영)


원주민어인 케추아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갖는 쿠스코는 13세기 경부터 쿠스코 왕국의 수도로 기능하다가 15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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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오랜 기간 인권변호사로 활약. 우리나라 인권법을 개척한 인권법 연구가. '빈센트 반 고흐 새벽을 깨우다',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 등 10여 권의 인문교양서를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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