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1. 넌 사형이야 과거(20. 06. 30.) 유상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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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eyes · 소설, 영화, 드라마, 사회문제
2023/02/25
설민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유상오가 갑자기 팀 실에 불려 내려갔다 와서는 거실의 생필품을 싸면서 그에게 쪽지를 건네주며 조사방으로 갔다. 그를 바라보던 유상오 특유의 오만하면서도 매서운 눈빛을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김중기 계장은 그에게 팀 실에 와서 근무보고서에 싸인을 하라는 얘기만 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유상오의 눈빛, 표정만으로도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담배, 휴대폰이 결국 발각된 것일까?
   
설민수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담당실에서 유상오가 건네준 쪽지를 펴 보았다.
   
‘오상근에게 돈 넣었다는 투서가 들어감. 증거가 없으므로 잠깐 조사만 받고 나올 것 같음. 제 방에서 담배, 휴대폰 잘 챙기기 바람. 혹시 모르니 상근이형 방에도 담배가 있을 수도 있으니 확인 요망.’
   
‘나쁜 새끼, 언제는 친동생이니 뭐니 하면서 나만 믿는다더니. 내가 지 부하도 아니고 이래라 저래라야. 도둑놈의 새끼! 사람 본성이 어디 가나. 기대한 내가 미친놈이지!’
   
설민수는 유상오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한단 생각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한편으로는 불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유상오가 다 불어버리면 어떡하지, 오상근이는? 저놈들이야 징벌받으면 끝날 일이지만. 난, 난 어쩌지? 그래도 돈은 현금으로 받았으니 다행이긴 한데. 유상오 저 영악한 놈이 다른 뭔가를 잡고 있진 않을까?’
   
설민수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유상오와 너무 얽혀 있다는 걸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도 모르겠고, 그의 삶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다.
   
유상오가 입 다문다 해도 조사가 들어간다는 건, 관에서 냄새를 맡았다는 뜻이 아닐까? 
   
아니면? 그럼 왜 가만두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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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설가 지망생이고 영화, 드라마 팬입니다. 좋은 글로 세상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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