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를 선물합니다 글을 쓰고 깜짝 놀랐어요. 마치 제가 사진 올리기를 기다리셨다는 듯이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시고(안 눌러주셔도 된다고 했는데 반어법으로 알아들으신 것 같아요;;) 답글도 달아주셨어요. 다른 얼룩커님들이 계신 곳의 사진도 선물받았네요. 제가 올린 그 어떤 게시글보다도 뜨거운 반응에 어리둥절했네요.
(아 이럴 거면 계속 사진만 올릴 걸 그랬나요? 후훗) 새삼 코로나 시국이 실감나기도 했습니다. 다들 답답한 시국속에서 일상을 묵묵히 버텨내고 계셨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최단기간 쉰 번의 좋아요와 서른 번의 답글을 받았네요. 정말 감사해요.
오히려 제가 선물을 받은 느낌에 무언가 보답을 드릴 게 없을까 고민이 됐어요. 답글을 보니 제주에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에서 일 년 정도 살아보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단순히 관광으로서의 제주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제주가 궁금하신 거겠죠. 관광지로서 제주는 낭만일지 모르지만, 사실 삶으로서의 제주는 낭만하지만은 않아요. 전 이주해온 지 이제 만 팔년을 지나고 구 년차에 접어들었어요. 저의 삼십대를 모두 제주에서 보냈네요. 여전히 제주에서의 삶은 지속되고 있고, 그 무엇도 결론내릴 순 없지만 저의 정착기를 적어볼까 해요. 제주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정착기를 담은 블로그나 책도 많이 나와 있어요. 비슷한 글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저만의 느낌이 있을 것 같아 적어봅니다. 제주의 삶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주와의 인연 시작
십수년 전 시사인이라는 잡지에 제주에 올레길이 생긴다는 소식이 실렸어요. 제주에 올레길을 만드신 분은 서명숙 이사장님이고, 이분은 제주가 고향이시고 시사인의 전신인 시사저널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활동하셨어요. 그 인연 때문인지 올레길 관련 소식을 시사인이 가장 먼저 전했고, 마침 시사인을 창간 때부터 열심히 봐온 저는 이를 아주 관심있게 지켜보았죠. 올레길 오픈 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직장 때문에 갈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