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 :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100mopo
100mopo · 글쟁이
2023/01/27
비포 미드나잇은 자정이 오기 전의 시간. 자정은 하루의 끝을 말한다. 우리가 보낸 오늘 하루를 반추해보는 시간. 따스한 햇볕을 기억하고, 그 볕 아래에서 벌어진 일들과 내가 한 실수와 우리가 만든 의미들을 곱씹어 본다. 밝고 환한 태양이 마치 사랑을 은유한다면, 그 사랑을 마주하려던 비포 선라이즈나 마지막까지 붙잡고 싶었던 비포 선셋의 의미를 이어받아 그 따뜻했던 온기가 식어가는 저녁을 지나며 차갑고 캄캄한 밤이 되었지만 그 지난 온기로 버티고 있는 두 사람을 그린다. 산 너머로 사라지는 일몰을 보며 ‘아직 있다’를 반복하던 셀린의 심정처럼, 사랑하는 이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고 마무리 짓는 동화처럼 사랑의 결실 같은 결혼 생활을 한다고 하여서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을 확인하려 하고 건강한 가정을 욕심낸다. 무책임하게 그저 사랑하라고만 외치고 사랑하면 모든 게 해결되고 함께하면 완벽할 것만 같은 환상을 보여주는 온갖 로맨스 영화들을 후려쳐 내리면서 진행되는 이 로맨스는 적어진 머리숱과 푸석해진 민낯의 중년 남녀가 더욱 원숙해진 입담을 펼친다. 사랑 후에 따라붙는 온갖 지독한 현실에 눌려 버티기 힘들 것만 같은 둘 사이 관계라는 끈의 장력에 집중한다.
네이버 영화
웰컴 백 투 더 비포 월드
 
이 영화가 오랜만에 찾아온 관객에게 건네는 웰컴 티는 다소 쓰다. 아들을 떠나보내는 아버지가 된 제시의 공항 장면은 보는 이의 불안감을 가중한다. 제시는 어째서 저렇게 슬퍼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곧장 쌉싸름했던 티와 함께 먹을 달콤한 디저트를 내어준다. 아들을 배웅한 후 공항 밖으로 나갔더니 처지던 배경음악도 경쾌하게 변주하며 셀린이 기다리고 있고 함께 타는 차의 뒷좌석에는 두 딸이 있다. 달콤하다 못해 건강할 것만 같은 이 디저트를 내어준다. 그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앞을 바라보는 차 정면 유리 밖으로 풍경을 펼치며 타이틀이 나타난다. 비로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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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관한 관심이 많습니다. 왜 인간은 이런가, 왜 연애를 못하는가, 왜 더 나아지지 못하는가. 관찰하고 고민하고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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