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5/26
고등어 재롱이와 흑묘 뚱이 - 살구꽃
검은냥이(뚱이)가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한동안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입을 벌리며 하~악질을 해댔다. 

2010년 이천 시골에서 생협활동가로 일할 때였다. 조합원 모임을 우리 집에서 하기로 한 날, 집을 둘러보며 누군가 말했다.

"여기는 고양이가 꼭 있어야겠어요!"

그 말에 나는 '괜찮다'고 했다. 우린 마당 넓은 널따란 외딴집에 이미 개 두 마리를 키우고, 닭장에 수탉 한 마리와 암탉도 십여 마리가 있었다. 고양이는 내게 전혀 낯선 의외의 동물이었고 일단 무서웠다. 그 조합원이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듯 말했다.

"동네 아는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지금 분양중이거든요. 한 달 조금 넘었어요. 저두 처음에 별루 좋아하지 않았어요. 키우다 보면 생각이 달라져요. 그리고 여기 쥐 많죠? 걔네들(고양이) 데리고 오면 쥐는 눈에 띄게 줄어요. 쥐 잡으면 현관 문 앞에 갖다놔요. 그게 밥 줘서 고맙다고 보은하는 거래요. 그거 보고 놀라서 야단치지 말고 칭찬해줘야 더 잘 잡아요."

나는 정말 괜찮다고, 쥐가 좀 무서워도 쥐가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튿날, 그 조합원은 내가 막 퇴근하기 몇 분 전에 정말 고양이를 데리고 사무실에 나타났다.

"어머나!! 정말 데리고 왔어요?"
"네~ 한 번 보실래요?"


과일박스보다 조금 작은 상자를 조합원이 열었다. 그곳엔 두 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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