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허락한 약

아득
아득 · 너무 멀리
2024/02/25

말 그런가? 단지 국가가 규제할 여력이 없는 것 뿐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종종 든다. 참쌀선과와 갈수록 기묘해지는 퓨전사극과 모두가 15분간 똑같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잊어버리는 황색 기사들 사이에서, 나는 의심했다. 그러나 그 의심도 곧 유튜브에 의해 먹혀버린다. 몸이 망가져 한 번 쓰러진 뒤로 나는 종종 발작에 가까운 고통에 시달리곤 했는데, 그건 공황장애나 과호흡 혹은 장 경련, 심근경색, 저혈당쇼크의 마이너한 버전으로 매번 다르게 찾아오곤 했고 그에 대해 병원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처방은 다음에 그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다시 병원에 오라는 것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의사들은 그리고 나서 하지 않은 검사와 처방에 대해서 돈을 받아 간다. 도리어 상황이 나빠지는 약을 처방하는 것보다는 나았으나, 도리어 그런 현대의학에 대한 실망 때문에 내 질병에 절망하게 되는 것만은 가짜 약이라도 있었다면 좀 늦출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분명히 있는 절망과 응급실에 당장 달려갈까 고민하다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무의미해질 게 뻔한 고통 속에서 내 나름의 진통제를 찾았다. 몇 알 받은 신경안정제와 진경제를 거쳐 90년대 미국 시트콤과 찬송가들을 거쳐 마침내 내가 도달한 곳은 유튜브였다.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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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erfect sentence for me is as rare as a fat pos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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