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에세이◆ 화가 -홍성담 형에게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3/14
◆시가 있는 에세이◆
   
   
◇시◇
   
화가
-홍성담 형에게
   
   
박선욱
   
   
강철 같은 찬바람에
모든 산이 얼어붙어도
그는 붓을 들어 사람을 그렸네
헐벗었으나 추위에 오그라들지 않는
이웃을 그렸네
   
캄캄한 밤에도 그의 손에는
조각도가 들리워 있었네
어둠이 한겹씩 떨어져나가는 자리엔
온몸이 불덩이인 사람 하나 서서
횃불로 타오르고 있었네
   
   
◇에세이◇
   
고향, 늘 푸른 나무
   
성담 형.
며칠 전 소설 쓰는 어떤 형의 결혼식에 갔었습니다. 강원도 태백. 말로만 듣던, 지도상으로만 보던 곳이었습니다. 평론가 김명인 형 부부와 소설가 송영 선생, 교수 두 분, 그리고 내일이면 결혼식장의 주인공이 될 소설가 김종성 형과 그의 반려자, 그들의 하객으로 따라가는 선후배들을 태운 기차는 어둠 속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 송영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고향을 늘 잊지 말라고. 그러고 보니 우리가 타고 있던 기차는 김종성 형의 고향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뭇 생명에게 살과 뼈를 주고 대지의 호흡으로 감싸안아 튼튼히 키워주는 곳. 고향은 그런 곳이...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315
팔로워 5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