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기쁨의 노래>
2024/03/05
연말이면 지구촌 여기저기서 퍼져나가는 곡,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제 4 악장.
베토벤의 치밀한 계산이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느슨했던 3악장이 마치자 마자 단조의 빠른 중저음이 청중의 가슴을 쓸어내린 후, 곧 짧지만 강한 4악장의 주제곡이 변주되어 관중의 청각을 자극합니다. 흔들림없는 베토벤의 계산은 청중의 뇌리에 멜로디의 주선율을 각인한 후, 다시 정신 사나운 변곡을 이끌어냅니다. 그러면서 그가 사랑해 마지 않던 쉴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의 <기쁨의 노래(An die Freude)>를 시작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악기로도 이 우주의 기쁨과 즐거움을 표현할 수 없을터.. 베토벤이 택한 방법은 인간의 소리였습니다. 소리에 의미를 싣지 않는한 즐거움은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고 본 베토벤은 쉴러의 <기쁨의 노래>를 마중하는 노랫말을 직접 붙입니다.
"O Freunde, nicht diese Töne!"
(오 ...
독일 Marburg대학교에서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학위 후 귀국하여 지금은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종교’와 ‘해석학적 문화 비평’이며, 제대로 된 <한국종교사상사>를 펴내는 오랜 꿈을 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