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essay)- 나는 지금 무서웠던 일을 시작하고 있다.

남진열
남진열 · 뮌헨살이
2023/08/25
Ⅰ.
대학 시절, 내가 사는 세상은 혼돈이었다. 민주화 운동, 학생운동, 데모..., 어떻게 불리든 한국은 격동기였고 당시의 청춘들처럼 나도 가끔은 길에서 발견되었다. 그 때의 나는 확실히 어쭙잖았고 얇은 지식을 가지고 ‘도시산업선교’라는 거대한 내용을 교회잡지에 싣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터졌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저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 출처: https://www.yes24.com/Product/Goods/93571118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로부터 나를 만나고 싶다는 쪽지를 받았다. 그리고 추가된 문장은 짧았으나 내용은 엄청났다. ‘도시산업선교의 실천가이고 싶습니다. 공장에 취업하여 노동자들을 돕고 싶으니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알려주세요.’ 
   
머리가 띵했다. 안절부절못했다. 결국 나는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쪽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결정했다. 21살의 나는 비겁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유명한 저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고 그렇게도 신랄하게 비난하였던 지식인의 모습이 다름 아닌 나였다. 그 이후 나는 글을 쓰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데 작년 언제쯤, 뮌헨에서 유학을 하고 귀국한 한 유학생 부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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