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영화 '콘트리트 유토피아' - 명화를 옹호하는 이유

김원철 · 바그너, 말러, 버르토크, 리게티
2023/08/28
얼룩소 가입 기념으로 얼마 전에 쓴 글 하나 올려 봅니다.
이 글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명화라는 인물이 이른바 '고구마' 캐릭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그런 분들 보시라고 써보는 반론입니다.

영화 '콘트리트 유토피아'에 대한 최초 감상은 본진에 올린 일이 있는데요: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파시즘의 전복된 색깔
https://wagnerianwk.blogspot.com/2023/08/blog-post_11.html

링크한 글은 애초에 제가 페이스북에 올리려고 쓴 것이었고, 제 페친이라면 한나 아렌트에 관해 알 거라 생각해서 불필요한 내용을 생략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굳이 그런 얘기까지 해볼게요.

그리고 링크한 글에서는 글 중간중간에 '스포일러 방지를 위한 자체검열'이라는 문구와 함께 핵심 문구들이 생략되어 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런 거 없습니다. 스포일러는 알아서 주의하세요.

1. 명화는 하는 일도 없이 말로만 떠든다?

간단한 비유를 해드릴게요. 게임에서 몬스터를 잡으러 가야 하는데, 파티가 100개쯤 되는데 힐러가 5명밖에 없습니다. 그 다섯명뿐인 힐러의 콧대와 몸값이 얼마나 높겠습니까? 심지어 반쪽짜리 힐러라도 별로 다르지 않겠죠. 콘유에서 명화가 바로 그 위치입니다. '하는 일 있는' 사람들이 식량 구하느라 부상의 위험을 달고 사는데, 실제로 부상을 입었을 때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전문 의료지식을 가진 사람은 주민 중에 명화 한 사람뿐이잖아요.

영화 중간에 민성이 영탁 앞에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이 나오죠. 제 생각에는 사실 민성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었습니다. 다름 아닌 명화의 존재 때문에, 뭘 좀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어쩌라고' 식으로 뻔뻔하게 나갈 수 있었다는 말이죠. 만약 민성이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을 때 유일한 위험 요인은 영탁이 (또는 주민들의 여론에 의해) 주민이 아닌 외부인을 배제한다는 원칙에 예외를 두고 다른 의료전문인을 주민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입니다.

2. 외부인을 배제하는 것은 과연 현실적인가

주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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